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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업무로 옮기면 — 44 대 2로 금지한 조직이, 판정하는 법까지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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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는 바깥에서 실제로 돌아간 사례를 우리 업무로 옮겨 심습니다. 사례 소개로 끝내지 않습니다.

고르는 기준은 지난 회차와 같습니다. 성과 수치가 붙은 사례가 아니라, 과정이 공개된 사례를 고릅니다. 이번 건은 그 점에서 특히 좋습니다 — 결정도, 이유도, 판정 방법도 전부 공개된 문서로 남아 있고 누구나 읽을 수 있습니다.


1.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3월 20일, 영어판 위키백과 편집자 공동체가 문서 본문을 대규모 언어 모델로 생성하거나 다시 쓰는 것을 금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공개 토론(RfC) 표결 결과는 찬성 44, 반대 2였습니다.

전면 금지는 아닙니다. 두 가지 예외를 명시했습니다.

  • 자기가 쓴 글의 기본적인 교정 제안을 받는 것
  • 초벌 번역을 만드는 것

여기서 이미 한 가지가 눈에 띕니다. 금지 조항이 “AI 쓰지 마”가 아니라 “어디까지는 된다”까지 같이 적혀 있다는 점입니다. 이건 「하지 마세요」보다 「대신 이렇게 하세요」가 지켜진다는 이야기의 실물입니다.


2. 진짜 볼 것은 금지 이유입니다

금지 자체는 그 조직의 사정입니다. 우리 회사가 참고할 건 그들이 왜 그렇게 정했는가입니다. 토론에서 나온 이유 중 하나가 이겁니다.

생성하는 데는 몇 초가 걸리고, 검증하고 정리하는 데는 몇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그 몇 시간을 쓰는 사람은 글을 만든 사람이 아닙니다. 자원봉사 편집자들입니다. 만드는 쪽 비용은 거의 0으로 내려갔는데, 확인하는 쪽 비용은 그대로 남아서 다른 사람 주머니에서 나갑니다.

이 문장을 회사 이름으로 바꿔 읽어 보십시오. 낯설지 않으실 겁니다.

  • 초안을 AI로 만들어 올리는 사람 → 30분이 3분이 됩니다.
  • 그 초안을 검토하는 팀장 → 분량이 늘고, 그럴듯해서 더 오래 걸립니다.
  • 그 검토가 부실하게 통과하면 → 뒷단에서 몇 배로 터집니다.

부서 단위로 보면 “생산성이 올랐다”가 맞습니다. 그런데 팀 전체 시간을 합치면 늘어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는 이 블로그에서 AI를 도입했는데 왜 더 빨라지지 않는가를 쓰면서 실행은 원래 병목이 아니었다고 했는데, 이번 사례는 거기에 한 칸을 더 붙입니다 — 줄어든 시간과 늘어난 시간이 서로 다른 사람에게 갑니다.

그러니 AI 도입 효과를 잴 때 만든 쪽 시간만 재면 반쪽입니다. 확인하는 쪽 시간을 같이 재야 진짜 숫자가 나옵니다.


3. 그리고 판정하는 법까지 공개했습니다

금지를 정하면 곧바로 다음 문제가 옵니다. “그래서 이 문서가 AI가 쓴 건지 어떻게 압니까?”

여기서 이 사례가 특히 쓸모 있어집니다. 그들은 이걸 탐지 프로그램을 사는 것으로 풀지 않았습니다. 대신 「AI 글의 신호」 목록을 공개 문서로 만들었습니다.

목록에 들어 있는 것들은 이런 종류입니다.

  • 본문에 남아 있는 서식 흔적(대화창에서 쓰는 표시 기호가 그대로 붙어 오는 것)
  • 말투 흔적 — 사람에게 말을 거는 문장이 문서 안에 남아 있는 것
  • 특정 어휘 습관과 문장부호 습관
  • 출처를 과하게 붙이는 버릇
  • 그리고 실제로 발견된 것 중엔 지시문이 통째로 본문에 남아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신호 하나는 증거가 아니고, 겹치면 확인 대상이 된다 신호 세 개가 있습니다. 각각은 사람이 쓴 글에도 흔히 나타납니다. 그래서 신호 하나만 보고 단정하면 사람이 쓴 글이 대량으로 걸립니다. 세 신호가 한 문서에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만 보면 남는 것이 아주 적어집니다. 가이드가 드는 예시 계산으로는 각각 20퍼센트, 15퍼센트, 25퍼센트일 때 셋이 동시에 나타날 확률이 1퍼센트 아래로 떨어집니다. 그래도 이건 확정이 아니라 확인 대상입니다. 마지막 판정은 사람이 근거를 직접 대조해서 합니다. "이거 AI가 쓴 것 같은데"를 판정하는 방법 신호 하나만 볼 때 — 각 신호는 사람이 쓴 글에도 흔합니다 신호 ① 걸림 사람 글에도 이만큼 나타남 신호 ② 걸림 사람 글에도 이만큼 나타남 신호 ③ 걸림 사람 글에도 이만큼 나타남 여기서 멈추면 사람이 쓴 글이 대량으로 걸립니다 셋이 한 문서에 동시에 1% 아래 가이드가 드는 예시 계산 기준 그래도 이건 확인 대상 이지 확정이 아닙니다 마지막 판정은 사람이 합니다 — 문장이 아니라 근거를 대조해서요 탐지 프로그램의 점수는 단독 증거로 쓰지 않습니다 기준을 문서로 적어 공개하면, 판정이 개인의 감이 아니게 됩니다.
신호 하나하나는 흔합니다. 좁히는 것은 신호의 개수가 아니라 신호가 겹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가이드에서 제일 중요한 건 신호 목록이 아니라 거기 붙은 경고입니다.

첫째, 신호 하나로 단정하지 말라. 각 신호는 사람이 쓴 글에도 흔히 나타납니다. 가이드는 예시 계산까지 붙여 뒀습니다 — 어떤 신호가 사람 글의 20%, 다른 신호가 15%, 또 다른 신호가 25%에 나타난다면, 셋이 한 문서에 동시에 나타날 확률은 1% 아래로 떨어집니다. 좁히는 건 신호의 개수가 아니라 신호가 겹친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이건 확률이지 증거가 아니다. 가이드는 오탐과 다른 설명 가능성을 계속 경계하라고 적습니다.

셋째, 탐지 프로그램의 점수를 단독 근거로 쓰지 말라. 그 점수는 참고 자료이지 판정이 아닙니다.

넷째, 마지막 판정은 사람이 근거를 대조해서 한다. 결국 확인하는 건 문체가 아니라 그 문장이 대는 근거가 실재하는가입니다.


4. 이 조각을 우리 업무 어디에 심나

여기까지가 사례고, 이제 뜯어낼 조각입니다. 옮겨 심을 수 있는 건 “AI 금지”가 아니라 판정 기준을 문서로 만들어 공개한다는 방식입니다.

이 조각이 필요한 자리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 협력사 제안서·견적 검토 — 요즘 제안서는 대체로 매끄럽습니다. 문제는 그 매끄러움 뒤에 실제 수행 경험이 있는지입니다.
  • 채용 서류 — 자기소개서의 문장 품질이 평평해졌습니다. 변별력이 사라진 항목을 계속 보고 있으면 시간만 씁니다.
  • 사내 보고서·회의록 — 요약이 그럴듯한데 원자료와 안 맞는 경우.
  • 외부 리서치 자료 — 출처가 붙어 있는데 그 출처가 그 말을 안 하는 경우.

다만 여기서 목적을 한 칸 옮기시길 권합니다. 실무에서 정말 알고 싶은 건 “이거 AI가 썼나”가 아닙니다. 그건 알아도 대개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진짜 질문은 이겁니다.

“이 문서에서, 아무도 확인하지 않은 부분이 어디인가.”

AI가 썼든 사람이 썼든 문제가 되는 지점은 똑같습니다. 그리고 위 가이드의 네 번째 원칙이 정확히 그 질문을 향해 있습니다 — 문체가 아니라 근거를 대조하라는 것이요.


5. 오늘 시작하는 최소 버전

거창하게 시작할 것 없습니다. A4 반 장짜리 신호 목록 하나면 됩니다.

  1. 최근에 「좀 이상한데」 싶었던 문서 다섯 개를 모으십시오. 통과시켰지만 찜찜했던 것들이면 더 좋습니다.
  2. 무엇이 이상했는지 한 줄씩 적습니다. “출처가 있는데 그 출처에 그 내용이 없었다”, “숫자 단위가 표마다 달랐다”, “우리 회사에서 안 쓰는 용어가 섞여 있었다” 같은 것들이요. 이게 여러분 조직의 신호 목록입니다.
  3. 판정 규칙을 한 줄 붙입니다. “신호 하나면 그냥 넘어간다. 두 개 이상 겹치면 근거를 대조한다.”
  4. 대조 대상을 미리 정합니다. 인용된 원문, 숫자의 출처 파일, 담당자 확인 — 셋 중 하나로요.

이렇게 만들어 두면 세 가지가 생깁니다. 검토가 개인의 감이 아니게 되고, 신입도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왜 반려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이거 AI가 쓴 것 같아서요”는 설명이 안 되지만, “인용한 출처 두 곳에 그 내용이 없어서요”는 설명이 됩니다.


마무리

이 사례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금지 결정도, 44 대 2라는 숫자도 아니었습니다.

금지한 다음에 「그럼 어떻게 가려낼 것인가」를 문서로 만들어 공개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조직은 앞쪽만 하고 멈춥니다.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공지하고, 끝냅니다. 그리고 실제 판정은 각자의 감에 맡겨집니다.

그러면 그 규정은 서랍에서 잠자게 됩니다. 규정과 판정 사이가 비어 있으면, 실무자는 매번 혼자 결정해야 하고 결국 아무도 결정하지 않게 되니까요.

금지는 규정이 만들고, 실행은 판정 기준이 만듭니다. 옮겨 심을 것은 앞쪽이 아니라 뒤쪽입니다.

무료 이북 표지. 제목 「도구는 갈아타는 것이고, 실력은 실려 가는 것입니다」, 데이터임팩트 박상훈, 무료 배포판 v1.0.
데스크톱판 52쪽 · 모바일판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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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는 갈아타는 것이고, 실력은 실려 가는 것입니다

데이터임팩트 박상훈

AI 글은 많이 읽었는데 여전히 뭘 어떤 순서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10년, 130여 건의 기업 교육 현장에서 정리한 순서 한 장을 담았습니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도구가 바뀌어도 안 바뀌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오늘 붙일 한 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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