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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 끝에 한 줄 — '네가 정한 기준을 밝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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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는 한 번에 동작 하나만 다룹니다. 오늘 오후에 바로 해보고, 전과 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요. 도구는 가리지 않습니다 — ChatGPT든 Claude든 Gemini든 Copilot이든 똑같이 됩니다.

첫 동작은 제가 교육에서 모든 프롬프트에 고정으로 넣게 하는 한 줄입니다.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교육 실습을 만들면서 거래 데이터 4만여 건을 놓고 AI에게 집계를 시켰습니다. 슬라이드에 미리 박아 둔 숫자가 나와야 하는데, 안 나왔습니다.

원인을 파보니 전부 같은 종류였습니다.

제가 안 준 조건AI가 조용히 고른 것결과
취소 거래를 뺄 것인가그냥 다 넣음건수가 1.5% 늘어남
”3일 연속”이 일수인가 횟수인가아무거나표가 통째로 달라짐
며칠까지 붙은 걸 하나로 묶을 것인가하루도 안 비게 붙은 것만235건이 293건으로
비중이 건수 기준인가 금액 기준인가아무거나배수가 안 맞음

AI가 틀린 게 아닙니다. 제가 조건을 안 준 겁니다. 그리고 조건을 안 주면 AI는 “무엇을 기준으로 할까요?”라고 되묻지 않습니다. 조용히 하나를 골라서 계산합니다. 그 선택은 결과 어디에도 안 적힙니다.


동작 — 조건 블록 마지막에 한 줄을 고정합니다

프롬프트는 줄글로 길게 쓰지 마시고 칸을 나눠서 쓰십시오. 나눌 때 쓰는 게 마크다운입니다.

마크다운이 뭔가요. 글자로 문서 구조를 표시하는 아주 단순한 규칙입니다. 줄 앞에 ##을 붙이면 그 줄은 제목이 됩니다. 항목을 나열할 땐 -를 붙이고요. 외울 건 이 두 개가 전부입니다.

별도 프로그램이 필요 없습니다. 채팅창에 그냥 그대로 치시면 됩니다.

왜 이걸 쓰냐면, AI는 글꼴 크기나 굵기를 못 보기 때문입니다. 워드에서 제목처럼 크고 굵게 만든 글자도 AI에게는 그냥 문장 하나입니다. 반면 ##은 글자라서 보입니다. “여기부터 다른 칸”이라는 신호가 되는 거죠. 제가 엑셀을 잘 써도 AI에겐 CSV로 줘야 합니다에서 말한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 AI가 읽는 건 서식이 아니라 글자입니다.

제가 교육에서 쓰는 기본형은 칸 세 개입니다.

## 상황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먼저 적는다.

## 요청
무엇을 해달라. (답보다 관점을 시키는 쪽이 강하다)

## 조건
- 계산 규칙 — 여기가 재현성입니다
- 출력 형식 — 표로, 몇 줄로
- 네가 정한 기준은 반드시 한 줄로 밝혀줘

마지막 줄이 오늘의 동작입니다.

네가 정한 기준은 반드시 한 줄로 밝혀줘.

이 한 줄만 붙여도 됩니다. 위 블록 구조가 부담스러우시면, 평소 쓰던 요청 끝에 이것만 붙여 보십시오.


무엇이 달라지나

붙이기 전에는 결과만 옵니다. 숫자 표, 요약문, 초안. 붙이면 그 앞에 이런 줄이 하나 붙습니다.

적용한 기준: 취소 거래를 포함해 집계했고, 비중은 건수 기준입니다. 날짜는 승인일자를 사용했습니다.

여기서 벌어지는 일이 두 가지입니다.

첫째, 틀린 게 보입니다. 위 문장을 읽는 순간 “취소를 왜 넣었지?”가 바로 나옵니다. 결과 숫자만 봤을 때는 절대 안 보이던 게, 한 줄로 올라오니까 3초 만에 잡힙니다.

둘째, 내가 몰랐던 내 기준이 드러납니다. “아, 우리는 취소를 빼고 세는구나”는 사실 회사에서 아무도 말로 한 적 없는 규칙입니다. 그런데 AI가 반대로 한 걸 보는 순간 처음으로 문장이 됩니다. 그러면 그 문장을 다음부터 조건 블록에 넣으면 됩니다. 한 번 적으면 자산이 됩니다.


왜 먹히나

요청 한 줄 안에 비어 있는 칸 세 개 "이번 분기 영업 데이터 정리해서 보고서 만들어 주세요"라는 평범한 요청 한 줄에는 말해지지 않은 빈칸이 세 개 들어 있습니다. 분기의 기준, '정리'라는 말의 뜻, 그리고 받는 사람입니다. 그냥 시키면 AI가 이 세 칸을 가장 그럴듯한 값으로 스스로 채웁니다. 달력 기준 3~5월, 숫자 요약, 일반 보고서입니다. 이 채움은 화면에 표시되지 않습니다. 조건 블록에 계산 규칙을 적고, 정한 기준을 한 줄로 밝히라고 하면 같은 칸이 화면 위로 올라옵니다. 회계연도 2분기, 하락 원인 분석, 임원 보고입니다. 빈칸은 어느 쪽에서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누가 채우느냐만 달라집니다. 평범한 요청 한 줄 이번 분기 영업 데이터를 정리 해서 보고서 만들어 주세요 말해지지 않은 칸 세 개 — ① 분기 기준 ② '정리'의 뜻 ③ 받는 사람 그냥 시킨 경우 AI가 가장 그럴듯한 값으로 스스로 채웁니다 조건을 적고, 기준을 밝히게 한 경우 같은 칸이 화면 위로 올라옵니다 ① 분기 기준 달력 3~5월 → 회계연도 2분기 ② '정리'의 뜻 숫자 요약 → 하락 원인 분석 ③ 받는 사람 일반 보고서 → 임원 보고 이 채움은 화면에 표시되지 않습니다 조건 세 줄 + 밝히기 한 줄 빈칸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누가 채우느냐만 달라집니다.
조건 블록과 "기준을 밝혀줘" 한 줄은 없던 정보를 만드는 장치가 아니라, 이미 비어 있던 칸을 화면 위로 끌어올리는 장치입니다.

요청 한 줄에는 말해지지 않은 칸이 늘 몇 개씩 들어 있습니다. 사람에게 시키면 그 칸이 저절로 드러납니다 — 후배는 “이거 회계연도 기준이죠?”라고 되물으니까요.

AI는 되묻지 않습니다. 대신 가장 그럴듯한 값으로 조용히 채우고 시작합니다. 그래서 결과만 보면 무엇을 가정하고 만든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말하지 않은 기준은, AI가 대신 정합니다에서 다룬 게 이 현상입니다.

그 글이 “이런 일이 벌어진다”였다면, 이 동작은 그 현상을 다루는 가장 싼 장치입니다. 정보를 더 주는 게 아니라, 이미 정해진 기준을 화면 위로 올리는 것뿐이거든요. 비용은 한 줄입니다.


언제 쓰고, 언제 쓰지 않나

반드시 쓰셔야 하는 자리는 하나로 잡으시면 됩니다 — 숫자가 나오는 모든 요청.

  • ✅ 집계·계산·비교 (여기서 안 쓰면 언젠가 반드시 틀립니다)
  • ✅ 여러 자료를 합쳐서 판단하게 시킬 때
  • ✅ 남에게 나갈 문서 —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나중에 물어보실 겁니다
  • ❌ 문장 다듬기, 번역처럼 기준이 갈릴 게 없는 요청

그리고 대화가 길어지면 AI가 앞에서 정한 조건을 잊습니다. 숫자가 갑자기 달라졌다 싶으면 조건 블록을 다시 붙여넣으십시오. AI는 기억하지 않습니다 — 매번 처음부터 다시 읽을 뿐입니다.


오늘 해보실 것

오늘 AI에게 시킬 일 중에 숫자가 들어가는 것 하나를 고르십시오. 평소처럼 시키되, 끝에 한 줄만 붙이시면 됩니다.

네가 정한 기준은 반드시 한 줄로 밝혀줘.

그리고 돌아온 그 한 줄을 읽어 보십시오. 아마 하나쯤은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를 겁니다.

그게 오늘 그 요청에서 가장 값진 정보입니다. 그 한 줄이 없었다면, 저는 그 차이를 모른 채로 결과를 가져다 썼을 테니까요.

무료 이북 표지. 제목 「도구는 갈아타는 것이고, 실력은 실려 가는 것입니다」, 데이터임팩트 박상훈, 무료 배포판 v1.0.
데스크톱판 52쪽 · 모바일판 101쪽

무료 이북

도구는 갈아타는 것이고, 실력은 실려 가는 것입니다

데이터임팩트 박상훈

AI 글은 많이 읽었는데 여전히 뭘 어떤 순서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10년, 130여 건의 기업 교육 현장에서 정리한 순서 한 장을 담았습니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도구가 바뀌어도 안 바뀌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오늘 붙일 한 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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