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어떤 AI 서비스가 제일 좋아요? 강사님은 뭐 쓰세요?
- AI활용
- 일하는방식
- 질문함
- 교육
- AI도입
이 코너는 교육장에서 실제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에 하나씩 답합니다. 10년 동안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받다 보면, 그 질문이 왜 계속 나오는지도 같이 보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이겁니다. 아마 제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일 겁니다.
“요즘 AI 뭐가 제일 좋아요? 강사님은 뭐 쓰세요?”
쉬는 시간마다 나옵니다. 강의 끝나고 따라 나오시면서도 물으시고요.
1. 답을 드리긴 합니다. 그런데 그 답은 쓸모가 없습니다
솔직하게 답하면, 저는 여러 개를 같이 씁니다. 일에 따라 다르게 열고, 몇 달 주기로 바뀝니다.
그런데 이 답을 드리면서 늘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질문하신 분께 별 쓸모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이유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유통기한이 짧습니다. 제가 오늘 이름 세 개를 말씀드려도, 그 순위는 몇 달이면 바뀝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모델을 고르는 일 자체가 사람 손을 떠나는 중입니다. 이번 주에 한 결제 회사가 “요청마다 어느 모델로 보낼지 자동으로 정해주는 회사”를 사갔습니다(관련 소식). 개인이 고를 자리는 늘지 않고 줄고 있습니다.
둘째, 제가 쓰는 걸 회사에서 못 여실 수 있습니다. 이게 더 큽니다. 저는 쓸 수 없는 최고보다 쓸 수 있는 차선이 이긴다고 쓴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은 도구를 무엇으로 고를 것인가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 회사가 이미 깔아 둔 것을 보라고요.
오늘 글은 그 다음 칸입니다. 도구 선택이 사실상 내 손에 없다면, 그럼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2. 질문을 바꿔야 하는 이유
“뭐 쓰세요?”라고 물으시는 분들의 진짜 걱정은 도구가 아니었습니다. 되물어 보면 대개 이렇게 나옵니다.
“괜히 엉뚱한 거 붙잡고 시간 쓸까 봐서요.”
정확한 걱정입니다. 그리고 그 걱정에 대한 답은 도구 이름이 아닙니다. 시간을 어디에 쓰면 그게 안 버려지는가입니다.
그래서 저는 질문을 이렇게 바꿔 드립니다.
“무엇을 쓰면 되나요”가 아니라, “무엇을 놔줘도 쓰는 사람이 되려면 뭐가 필요한가요.”
말장난처럼 들릴 수 있는데, 실제로 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앞의 질문은 이름 세 개를 남기고, 뒤의 질문은 다음 도구에도 남는 것을 남깁니다.
3. 갈아탈 때 버려지는 것과 실려 가는 것
도구를 바꿀 때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남는지 나눠보면 이렇습니다.
버려지는 쪽 — 버튼이 어디 있는지, 그 기능의 이름이 무엇인지, 요금제 이름, 이 모델이 유독 잘하거나 못하는 버릇. 이건 그 도구 안에서만 통하는 지식입니다. 갈아타면 0이 됩니다.
실려 가는 쪽 — 네 가지입니다.
① 일을 조각으로 쪼개서 말하는 능력. “보고서 좀 잘 써줘”는 어느 도구에서도 안 됩니다. “이 데이터에서 하락한 세 달을 찾고, 각각 원인 가설을 두 개씩 세우고, 검증 방법을 붙여줘”는 어느 도구에서도 됩니다. 차이는 도구가 아니라 일을 쪼개 본 사람이냐입니다.
② 자료를 읽을 수 있는 형태로 건네는 능력. 화면에는 잘 보이지만 AI에게는 안 보이는 자료가 많습니다. 서식으로 표시한 구분, 병합된 셀, 그림으로 박아둔 표 같은 것들이요. 엑셀을 잘 써도 AI에겐 CSV로 줘야 한다고 쓴 그 이야기입니다. 이건 도구가 백 번 바뀌어도 그대로 필요합니다.
③ 결과를 판정할 수 있는 형태로 받는 능력. AI가 준 답이 맞는지 어떻게 압니까. 통째로 받으면 못 봅니다. 판정할 수 있는 단위로 잘라서 받아야 봅니다. 이건 도구 기능이 아니라 요청하는 방식입니다.
④ 막혔을 때 우회로를 찾는 능력. 안 되는 걸 만났을 때 “역시 AI는 아직이네”로 끝내는 사람과, 다른 각도로 두 번 더 시도해 보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사흘 전에 쓴 「AI로 안 되더라」에는 세 가지가 섞여 있다가 정확히 이 능력에 관한 것입니다.
이 넷은 도구 이름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고 설명됩니다. 그게 이 넷이 실려 가는 이유입니다.
4. 그 사람은 새 도구 앞에서 실제로 어떻게 다른가
추상적으로 들리실 수 있어서, 구체적인 장면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사가 새 AI 도구를 도입했다고 합시다. 처음 켜는 30분 동안 두 사람이 하는 일이 다릅니다.
- 한 사람은 메뉴를 훑습니다. 기능이 몇 개인지, 뭐가 되는지 봅니다. 그리고 대개 “우리 회사 건 별로네”로 끝납니다.
- 다른 사람은 자기가 어제 한 일 하나를 그대로 가져와서 시켜봅니다. 되는지 안 되는지, 어디까지 되는지를 그 일 하나로 잽니다.
두 번째 사람이 30분 뒤에 갖는 건 도구에 대한 감상이 아니라 “이 도구는 내 어떤 일에 쓸 수 있다”는 판정입니다. 그리고 이 판정 능력은 다음 도구에서도 똑같이 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두 번째 사람이 첫 번째 사람보다 도구를 잘 알아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가져올 일 하나를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게 준비의 전부입니다.
5. 그래도 하나만 고르라고 하신다면
여기까지 말씀드려도 “그래서 뭘 쓰라는 거냐”고 물으시는 분이 계십니다. 당연합니다. 그래서 실용적인 답도 드립니다. 순서가 있습니다.
- 회사에서 이미 열리는 것 중에 하나를 고르십시오. 승인 절차 없이 내일 아침 켤 수 있는 것이면 됩니다.
- 매일 하는 일 하나를 붙이십시오. 새로운 일 말고, 원래 하던 일 중에 제일 자주 하는 것으로요.
- 2주만 그 조합으로 버티십시오. 도구를 갈아타지 말고, 그 일 하나를 파십시오.
2주 뒤에 남는 건 그 도구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위의 네 가지 중 몇 개입니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뭐가 제일 좋냐”는 질문이 더 이상 궁금하지 않으실 겁니다. 무엇이 열리든 붙일 일 하나를 이미 갖고 계실 테니까요.
마무리
그래서 제 대답은 늘 같습니다. 서비스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무엇을 놔줘도 쓰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되는 방법은 도구를 많이 아는 게 아니라, 놔줬을 때 붙일 일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도구는 갈아타는 것이고, 실력은 실려 가는 것입니다. 정거장 이름을 외우는 데 시간을 쓰지 마십시오. 어차피 다음 역에서 바뀝니다.
무료 이북
도구는 갈아타는 것이고, 실력은 실려 가는 것입니다
데이터임팩트 박상훈
AI 글은 많이 읽었는데 여전히 뭘 어떤 순서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10년, 130여 건의 기업 교육 현장에서 정리한 순서 한 장을 담았습니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도구가 바뀌어도 안 바뀌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오늘 붙일 한 줄까지.
노트북용 데스크톱판과 휴대폰에서 확대 없이 읽히는 모바일판을 함께 보내드립니다. 화면 열람용이라 인쇄는 제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