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AI 도입하라는 지시는 받았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 AI도입
- 일하는방식
- 교육
- 질문함
- 조직
이 코너는 교육장에서 실제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에 하나씩 답합니다. 10년 동안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받다 보면, 그 질문이 왜 계속 나오는지도 같이 보입니다.
첫 질문은 이겁니다.
“위에서 AI 도입하라고 하는데, 뭘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뭘 배워야 하나요?”
쉬는 시간마다 나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을 하시는 분은 대개 이미 뭔가를 하고 계십니다 — 도구를 알아보고, 사례를 찾아보고, 교육을 알아보고 계시죠.
짧은 답
업무 목록에서 시작하십시오. 도구 목록이 아니라요.
구체적으로는 이 순서입니다.
- 이번 주에 세 번 이상 반복한 일을 적는다
- 그중 틀려도 되돌릴 수 있는 일 하나를 고른다
- 2주만 그것만 한다
왜 도구부터 고르면 실패하나
도구부터 시작하면 순서가 이렇게 흘러갑니다. 도구를 고르고 → 기능을 배우고 → 그 기능을 쓸 데를 찾습니다.
마지막 단계가 문제입니다. 도구를 배운 다음에 쓸 데를 찾으면, 대개 원래 하던 일이 아닌 것을 찾게 됩니다. 배운 기능에 맞는 일을 새로 만들어내는 거죠. 그렇게 만들어진 일은 급하지 않아서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두 주쯤 지나면 아무도 안 합니다.
교육이 끝나고 한 달 뒤에 다시 물어보면 대부분 제자리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배운 게 부족해서가 아니라, 배운 것이 원래 하던 일에 안 붙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가면 이 문제가 없습니다. 이미 하고 있는 일에서 출발하면, 그 일은 어차피 이번 주에도 해야 하니까요. 안 하면 안 되는 일이라 계속 굴러갑니다.
참고로 “그러면 어떤 도구를 골라야 하나요”는 이 질문과 다른 질문이고, 이미 답을 적어 둔 적이 있습니다 — 짧게 말하면 회사가 이미 쓸 수 있는 것이 정답입니다. 이 글은 그다음 질문, “그래서 무슨 일부터 붙이나”에 대한 답입니다.
1단계 — 이번 주에 세 번 이상 한 일을 적습니다
15분이면 됩니다. 거창한 업무 분석이 아닙니다.
이번 주 캘린더와 메일 보낸 편지함을 열고, 똑같은 종류의 일을 세 번 이상 한 것만 적으시면 됩니다.
- 회의록 정리해서 공유하기 (이번 주 4번)
- 요청 메일 읽고 담당자에게 넘기기 (매일)
- 보고서 초안 만들고 다듬기 (3번)
- 자료 찾아서 정리하기 (5번)
세 번이 기준인 이유는 단순합니다. 세 번 했으면 다음 주에도 합니다. 그리고 AI를 붙이는 효과는 한 번의 절약 × 반복 횟수로 나오는데, 반복이 없으면 아무리 잘 붙여도 티가 안 납니다.
2단계 — 그중에서 첫 하나를 고릅니다
여기가 실제로 성패를 가르는 자리입니다. 두 축으로 보시면 됩니다.
가장 흔한 실패는 오른쪽 아래 칸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자주 하고 중요하니까 여기부터 손대고 싶어지거든요. 고객에게 나가는 메일, 견적서, 대외 공지 같은 것들이요.
그런데 이 칸에서 시작하면 한 번의 사고로 도입 전체가 접힙니다. AI가 만든 문장이 한 번 잘못 나가면 그다음부터는 “그거 봐, 위험하다니까”가 됩니다. 그리고 그 판정은 잘 안 뒤집힙니다.
오른쪽 위 칸에서 시작하십시오. 자주 하면서, 틀려도 내가 고치면 끝나는 일. 내부용 초안, 회의록 정리, 자료 분류, 목록 만들기 같은 것들입니다. 심심해 보여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첫 2주는 일을 바꾸는 게 아니라 감을 잡는 기간이니까요.
3단계 — 2주 동안 그것만 합니다
여기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게 범위입니다. 하나로 시작했는데 사흘 만에 다섯 개로 늘어납니다. 그러면 어느 것도 안 남습니다.
2주 동안 볼 것은 셋뿐입니다.
- 시간이 실제로 줄었는가 (느낌 말고, 대략 몇 분인지)
- 손보는 데 얼마나 걸렸는가 — 이게 원래 걸리던 시간보다 길면 그 일은 아직 아닙니다
- 어디서 자꾸 틀리는가 — 여기가 다음에 고칠 자리입니다
2주 뒤에 세 가지가 다 애매하면, 그 일은 접고 목록의 다음 것으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접는 게 실패가 아닙니다. 목록에서 하나를 지운 거니까 오히려 진도가 나간 겁니다.
덧붙임 — “저는 반복하는 일이 없는데요”
가끔 이렇게 답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이어가 보면 대부분 반복이 있습니다. 다만 그 일들이 각각 조금씩 달라서 반복으로 안 보일 뿐입니다.
이럴 때는 질문을 바꿔 보시면 됩니다.
“이번 주에, 시작하기 전에 한숨 쉰 일이 뭐였습니까?”
한숨이 나오는 일에는 대개 반복이 숨어 있습니다. 매번 형식이 조금씩 다를 뿐 하는 동작은 같거든요. 그리고 그 한숨의 정체가 무엇인지 적어 보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정리됩니다.
질문 보내주십시오. 이 코너는 실제로 받은 질문으로만 채웁니다.
무료 이북
도구는 갈아타는 것이고, 실력은 실려 가는 것입니다
데이터임팩트 박상훈
AI 글은 많이 읽었는데 여전히 뭘 어떤 순서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10년, 130여 건의 기업 교육 현장에서 정리한 순서 한 장을 담았습니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도구가 바뀌어도 안 바뀌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오늘 붙일 한 줄까지.
노트북용 데스크톱판과 휴대폰에서 확대 없이 읽히는 모바일판을 함께 보내드립니다. 화면 열람용이라 인쇄는 제한되어 있습니다.